진료기록을 수정했다면? 위·변조로 판단되는 순간 벌어지는 일들
2025. 7. 24.
의료소송에서 진료기록의 '신뢰성'이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판례로 확인
💬 진료기록 위·변조, 왜 문제가 될까?
진료기록은 의료진과 환자 사이에서 일어난 일을 가장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예요.
하지만 진료기록을 뒤늦게 수정하거나 삭제하게 되면, 소송에서는 ‘사실 은폐’나 ‘책임 회피’로 의심받을 수 있습니다.
오늘 소개할 판례는 바로 이런 진료기록 수정이 어떻게 의료소송에서 불리한 판단으로 이어졌는지 보여주는 사례예요.

📌 사건 개요: 신생아 수술 중 심각한 뇌손상 발생
신생아 C는 ‘십이지장 폐쇄증’으로 수술을 받던 중 마취와 관련된 문제로 심폐정지 상태에 빠졌고, 결국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게 됩니다.
이후 C의 부모는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돼요.
🔍 쟁점① 레미펜타닐 투여, 과실로 인정된 이유
레미펜타닐은 성인 기준 50mcg/ml 농도로 투여되는 마취제인데,
의료진은 생후 7일밖에 안 된 신생아에게 이 농도를 그대로 사용했어요.더군다나 마취제인 ‘세보플루란’과 병용 투여해 중추신경 억제 작용이 강해졌죠.
결국 수술 1시간 15분 후, 호흡 정지와 서맥이 발생합니다.
판결은 “이 농도는 과도했으며, 결과적으로 의료진에게 과실이 있다”고 판단했어요.

🧾 쟁점② 진료기록 삭제, 의료진에게 불리한 이유
수술 직후 마취기록에는 ‘레미펜타닐(50mcg/ml) 투여’가 명시돼 있었다.
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전원되기 직전, 이 투여 기록이 삭제되었다.
병원 측은 “복사된 템플릿 때문에 기록됐을 뿐, 실제 투여는 없었다”고 주장했지만, 이를 뒷받침할 자료는 없었다.
결국 법원은 ‘진료기록 삭제는 증거 방해’로 판단했고, 의료진에게 불리한 심증을 형성했습니다.
⚖️ 판례가 말하는 진료기록 위·변조의 법적 의미
“진료기록이 변조되었고 합리적 이유 없이 삭제된 경우, 증명방해행위로 보아 의료진에게 불리한 판단을 할 수 있다.”
– 대법원 1995. 3. 10. 선고 94다39567 판결 중
이처럼 법원은 진료기록의 신뢰성을 매우 중요하게 보고,
그 기록에 대한 의도적인 삭제나 변경이 있었다면 의료진의 책임을 더 무겁게 봅니다.
